지난 2월 17일 리콘랩스는 미디어 아티스트 ‘엘리엇 우즈’ 작가님을 모시고 세미나 시간을 가졌어요.
엘리엇 우즈와 손미미 작가는 ‘김치앤칩스’라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을 결성하여 철저한 계산과 제어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작업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도 <HALO>라는 작품을 전시했었죠. 99개의 로보틱 거울과 수증기, 그리고 바람이 만들어낸 작품이에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 설치된 <HALO> (출처. Kimchiandchips)
엘리엇 작가님은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 로봇 공학 등의 분야에서 예술적 개념을 실험하시는 분으로 알려져 있고, openFrameworks, VVVVcreative와 같은 플랫폼의 주요 기여자 중 한 명이기도 해요.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김치앤칩스의 엘리엇 작가님 섭외가 가능했던 비결은, 마찬가지로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함께 활동했던 리콘랩스 반성훈 대표님과 친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리콘랩스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출신의 구성원이 몇 분 더 계십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세미나는 진행되기 전부터 기대가 가득했고, 참여 열기가 높았습니다.
엘리엇 작가님은 “IMAGES THAT CHAGE THE WAY WE SEE”라는 철학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고 있어요. 우리가 묘사하기 어려운 것들이나 상상하는 것들을 물리적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죠. 세미나에서 다루었던 ‘Image System’에 대한 7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1.
상상은 물리적 세계에 이미지로 존재합니다. Imagination exists in the physical world as images
2.
물리적 이미지는 이미지 시스템에 의해 생성됩니다. A physical image is created by an image system
3.
이미지 시스템은 그들이 나타내는 상상력에 개성을 각인하고 필터링합니다. Image systems imprint and filter personalities onto the imagination that they represent
4.
사람들의 상상력은 세상에 존재하는 이미지에 의해 정보를 얻는 반면, 존재하는 이미지는 성공적인 이미지 시스템에 의해 필터링 됩니다. People’s imagination is informed by the images that exist in the world, whilst the images that exist are filtered by successful image systems
5.
인기 있는 이미지 시스템은 성공적인 권력 네트워크와 공명합니다. Popular image systems resonate with successful networks of power
6.
서로 다른 이미지 시스템은 서로 다른 상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Different images systems are able to represent different imaginations
7.
이미지 시스템이 상상을 재현할 수 없는 곳에서 대신 스스로 재현을 시작합니다.(오류의 미학) Where an image system is unable to represent an imagination, it begins instead to represent itself(Aesthetic of Errror)
이어서 작가님은 초기 작품부터 현재 준비하고 있는 작품까지 빛을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해 주셨어요.
483 LINES SECOND EDITION (출처. Kimchiandchips)
483 라인에서는 케블러가 두 개의 로프를 5000kg의 무게로 인장하여 서로 마주 보이도록 배치했어요.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평행한 어둡고 공간이 있는 라인이 제시되며, 이 라인들이 만들어내는 파노라마 모아레 패턴은 작품을 더욱 독특하게 만들어내요. 선에 빛을 쏘아 끊임없이 빛이 움직여 하나의 아트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 인상 깊었던 작품이었어요.
LIGHT BARRIER THIRD EDITION (출처. Kimchiandchips)
라이트 배리어 세 번째 시리즈에서는 제각각 다른 형태로 재단된 630개의 오목 거울들이 정교히 맞물리며 거대한 유기체 형상을 이뤄요. 이 부유하듯 떠 있는 거울들은 8개의 비디오 프로젝터에서 송출되는 이미지를 연무 속 허공 위에 반사시키며 하나의 그림을 그려내죠. 특히 빛을 쏘기 위해 저 거울 모양과 각도 하나하나 수많은 과학적 테스트를 통해 제작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ANOTHER MOON (출처. Kimchiandchips)
어나더 문에서는 다른 위치의 레이저 프로젝터에서 뿌려지는 원뿔(cone) 형태의 빛줄기가 밤하늘 한 지점에 정확히 중첩되면서 구(sphere) 형태의 달을 그리는데, 이를 바라보는 관객은 어느 시점에서도 똑같은 형태의 달을 보게 됩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스캐닝 미러 레이저 프로젝터를 사용했어요. 예술 분야에서 정확한 레이저 프로젝션에 사용되는 세계적인 리더인 LaserAnimation SOLLINGER와 협력하여, 예술가들은 새로운 유형의 레이저 프로젝터 모듈을 개발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놀라웠어요.
엘리엇 작가님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여러 실험을 걸쳐 다양한 기술적 요소를 활용하고 있어요. 공간에서 빛의 투영을 수정하는 광학 시스템, 기계 시스템, 역학을 사용하고, 본인만의 image system 들을 만들어 작품을 전개합니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감각을 사용하여 작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말이죠.
이번 세미나로만 작품에 담긴 세계관을 다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직접 아티스트를 통해 <예술과 과학의 만남>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흥미로운 시도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늘은 기억나는 문구 한 가지 적어보고 글을 마치도록 할게요.
“What was the image that person had by looking at the images”
그 사람은 그 이미지들을 보면서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을까?
다음 리콘랩스 세미나도 유익한 시간이 되도록 알차게 준비해서 돌아올게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